북풍과 해님
먼 옛날, 하늘 위에서 북풍과 해님이 서로 누가 더 힘이 센지 다투고 있었답니다.
북풍은 가슴을 쭉 펴며 말했어요. “당연히 내가 세지! 내가 한 번 불면 나무도 휘청, 지붕도 들썩인다고.”
해님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지요. “글쎄, 힘이 세다는 게 꼭 거칠다는 뜻일까?”
그때 저 아래 들길로, 두툼한 외투를 입은 길손 한 사람이 터덜터덜 걸어오고 있었답니다.
북풍이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말했어요. “그럼 저 사람의 외투를 먼저 벗기는 쪽이 이기는 걸로 하자.”
해님은 고개를 끄덕였지요. “좋아. 네가 먼저 해 보렴.”
북풍이 볼을 잔뜩 부풀려 후우— 하고 차가운 바람을 세차게 내뿜었답니다. 바람이 거셀수록 길손은 깜짝 놀라 외투 자락을 두 손으로 꼭 붙잡았어요.
북풍은 더, 더 세게 불었지요. 그러자 길손은 추워서 몸을 잔뜩 움츠리고는, 외투를 더욱더 단단히 여미는 게 아니겠어요.
아무리 불어도 외투는 벗겨지지 않았답니다. 결국 북풍은 숨을 헐떡이며 멈추고 말았어요. “휴, 도무지 안 되겠는걸.”
이번엔 해님 차례였지요. 해님은 구름 사이로 살며시 얼굴을 내밀고, 길손을 향해 따뜻한 빛을 가만히 비춰 주었답니다.
포근한 햇살이 어깨에 내려앉자, 길손은 “어, 날이 참 따뜻해졌네.” 하며 빙긋 웃었어요.
해님이 조금 더 따스하게 비추자, 길손은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지요. 그러고는 스스로 외투를 슬며시 벗어 어깨에 둘러메는 것이었답니다.
해님은 부드럽게 웃었어요. “보았지? 따뜻함은 떠밀지 않아도 마음을 열게 한단다.”
북풍도 고개를 끄덕였지요. 그날 북풍은, 센 힘보다 따뜻한 마음이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가만히 깨달았답니다.
북풍은 세차게 몰아칠수록 길손이 외투를 더 꼭 붙잡게 만들었지. 그런데 해님은 그저 따뜻하게 비춰 주기만 했는데도, 길손이 스스로 외투를 벗었단다.
누군가의 마음을 열고 싶을 때, 더 큰 힘으로 밀어붙이는 게 늘 답은 아니란다. 때로는 가만히 따뜻하게 곁을 비춰 주는 것이, 어떤 센 바람보다 힘이 세거든.
우리 아가도 자라면서 누군가와 마음이 다를 때가 있을 거야. 그럴 땐 차가운 바람보다 따뜻한 햇살 같은 사람이 되렴. 아빠는 네가 그런 다정한 힘을 가졌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