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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옛이야기 · 한국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

흥부와 놀부

한국 전래동화 · 아빠 태담 잠자리 이야기 · 약 3~5분

아주 먼 옛날, 어느 마을에 형제가 살았답니다. 형의 이름은 놀부, 동생의 이름은 흥부였어요.

형 놀부는 가진 것이 아주 많은 사람이었지요. 그런데 동생 흥부는, 마음이 사탕처럼 곱고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부모님이 먼 길을 떠나신 뒤였어요. 욕심 많은 놀부는 남은 것을 죄다 혼자 차지하고는, 착한 흥부를 빈손으로 내보냈지요. “너는 이제 네 힘으로 살아 보아라. 이 집 것은 하나도 가져갈 생각 말고.” 그 한마디뿐이었답니다.

“우리는 가진 건 적어도, 마음만은 부자란다. 그러니 웃자꾸나.” 흥부는 아이들을 둘러앉히고 늘 그렇게 말했습니다.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모자랐지만, 그 집에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어요.

어느 따뜻한 봄날이었습니다. 흥부네 처마 밑에 제비 한 쌍이 집을 지었고, 곧 작고 귀여운 새끼들이 알에서 깨어났지요.

그런데 어느 날, 그만 어린 제비 한 마리가 둥지에서 툭 떨어지고 말았다지 뭐예요. 가느다란 다리가 부러져 파르르 떨고 있었답니다. “아이고, 이 작은 것이 어쩌다가. 어디 보자, 다리가 부러졌구나.”

흥부는 그 작은 제비를 두 손으로 가만히 감싸 안았답니다. 정성껏 다리를 묶어 주고, 따뜻한 자리를 마련해 매일매일 보살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제비는 다리가 다 나아, 다시 하늘을 훨훨 날게 되었지요.

가을이 오자 제비들은 따뜻한 강남으로 멀리 날아갔지요. 그리고 이듬해 봄, 흥부가 고쳐 준 그 제비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제비는 입에 문 작은 씨앗 하나를, 흥부 앞에 살며시 떨어뜨려 주었어요.

씨앗은 마당에서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여름이 다 가기도 전에, 지붕 위로 커다란 박이 주렁주렁 열렸지요. 초록빛 지붕 가득, 둥글둥글한 박 세 덩이.

가을이 되어, 흥부네 식구들이 톱으로 박을 슥삭슥삭 켰어요. 그러자 첫 번째 박에서는 반짝이는 금은보화가, 두 번째 박에서는 쌀과 곡식이, 세 번째 박에서는 새 집이 솟아 나왔답니다. “아버지, 이게 다 뭐예요?” 아이들이 눈을 비볐지요.

“제비 다리를 고쳐 주면 부자가 된다지 뭐요. 흥부네 지붕에 박이 주렁주렁이라던데요.” 소문은 곧 형 놀부의 귀에까지 닿았습니다. 놀부는 그날부터 배가 살살 아팠어요.

놀부는 멀쩡한 제비를 붙잡아, 다리를 다치게 하고는 도로 묶어 주었지요. 가엾은 제비는 강남으로 떠났다가, 이듬해 봄 놀부에게도 씨앗 하나를 물어다 주었답니다. “옳지, 이제 나도 부자가 되겠구나!” 놀부는 손뼉을 쳤어요.

놀부도 신이 나서 박을 심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박에서는 무섭지 않은 도깨비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게 아니겠어요. 그들은 놀부의 재물을 몽땅 안고 멀리 떠나 버렸지요.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된 놀부는, 그제야 제 욕심이 부끄러워 엉엉 울고 말았답니다.

“형님, 우리 함께 살아요. 제 집이 곧 형님 집이랍니다.” 소문을 들은 흥부가 한달음에 달려와, 형에게 두 손을 내밀었답니다. 미워하는 마음은 조금도 없었어요.

놀부는 부끄러워하며 동생의 손을 가만히 잡았지요. “미안하다, 흥부야.” 그날 뒤로 두 형제는 서로 아끼며 오래오래 사이좋게 살았대요.

아빠 한마디 ✶

흥부가 복을 받은 건 박 속의 보물 때문이 아니었단다. 다리가 부러진 작은 제비 한 마리를 못 본 척하지 않고, 따뜻한 손으로 보살펴 주었기 때문이야.

세상의 마음이란, 네가 아주 작은 것에게 베푼 친절을 잊지 않고 기억해 두었다가, 언젠가 둥글고 넉넉한 모습으로 다시 돌려준단다.

우리 아가도, 너보다 작고 약한 것을 만나거든 그 앞에서 가만히 손을 내밀 줄 아는 사람이 되렴. 그게 아빠가 바라는, 세상에서 가장 진짜 부자란다.

잘 자렴, 우리 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