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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옛이야기 · 이솝 우화 '북풍과 해님'

북풍과 해님

서양 전래동화 · 아빠 태담 잠자리 이야기 · 약 4분

옛날 옛적, 하늘 높은 곳에서 북풍과 해님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답니다. 그러다 그만, 누가 더 힘이 센지 다투게 되었어요. 북풍은 자기가 세다 하고, 해님은 그저 빙긋 웃을 뿐이었지요.

마침 저 아래 길에, 두꺼운 외투를 걸친 나그네가 걸어가고 있었답니다. 해님이 말했어요. “저 나그네의 외투를 먼저 벗기는 쪽이 이긴 걸로 하면 어떨까요?” 북풍은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였지요.

먼저 북풍이 나섰답니다. 볼을 한껏 부풀려, 휘이잉 차가운 바람을 내뿜었어요. 나뭇잎이 우수수 흩날리고, 길에는 흙먼지가 일었지요.

바람이 거세질수록, 나그네는 외투를 더욱 꼭 여몄답니다. “어이쿠, 웬 바람이 이렇게 찰까.” 추위에 어깨를 잔뜩 움츠렸어요. 외투 자락을 두 손으로 꽉 붙잡았지요.

북풍은 더 세게, 더 차갑게 몰아쳤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그네는 외투를 벗기는커녕, 단추까지 단단히 채웠어요. 북풍은 그만 숨이 차서, 후우 하고 멈추고 말았지요.

이번에는 해님의 차례였답니다. 해님은 구름 사이로 얼굴을 빠끔 내밀었어요. 그러고는 따뜻한 햇살을 가만가만 내려보냈지요.

포근한 볕이 나그네의 어깨를 어루만졌답니다. 꽁꽁 얼었던 몸이 사르르 녹기 시작했어요. 나그네는 여몄던 외투 자락을 슬며시 풀었지요.

해님은 서두르지 않았답니다. 조금씩, 더 따뜻하게 세상을 비추었어요. 나그네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히기 시작했지요.

“아이고, 이제 좀 덥구나.” 나그네는 마침내 외투를 훌훌 벗었답니다. 그러고는 나무 그늘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즐겼어요. 외투를 팔에 가볍게 걸친 채로요.

저 위에서 그 모습을 본 북풍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거센 힘으로 안 되던 일을, 따뜻함이 해냈군요.” 해님은 그저 다정하게 미소 지었지요.

세찬 바람은 외투를 더 꼭 붙들게 했지만, 따뜻한 볕은 스스로 외투를 벗게 했답니다. 억지로 밀어붙이는 힘보다, 가만히 데워 주는 마음이 더 셌던 거예요. 북풍도 그 이치를 마음에 새겼지요.

그 뒤로 북풍과 해님은 다투지 않았답니다. 때로는 시원한 바람이, 때로는 따뜻한 볕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둘은 사이좋게 번갈아 세상을 돌보았지요.

아빠 한마디 ✶

북풍이 아무리 세게 불어도 나그네는 외투를 더 꼭 붙잡았지. 그런데 해님이 가만히 따뜻하게 비추자, 나그네는 스스로 외투를 벗었단다. 마음을 움직이는 건 거센 힘이 아니라, 따뜻함이라는 걸 보여 주는 이야기야.

우리 아가도 누군가를 변하게 하고 싶은 날이 올 거야. 그럴 때 윽박지르거나 밀어붙이기보다, 따뜻하게 다가갈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사람의 마음은 떠밀면 더 굳게 닫히지만, 가만히 데워 주면 스스로 열린단다.

아빠도 우리 아가를 키우며, 거센 바람보다 따뜻한 볕 같은 사람이 되려 한단다. 우리 아가의 마음도, 늘 그렇게 포근한 볕으로 데워 줄게.

잘 자렴, 우리 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