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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옛이야기 · 한국 전래동화 '의좋은 형제'

의좋은 형제

한국 전래동화 · 아빠 태담 잠자리 이야기 · 약 4분

아주 먼 옛날, 어느 작은 마을에 형제가 살았답니다. 형은 부지런하고, 동생은 다정했어요. 둘은 서로를 무척 아꼈지요.

가을이 오자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답니다. 형제는 나란히 벼를 베고, 볏단을 묶어 똑같이 나누었어요. 형의 몫도 한 더미, 동생의 몫도 한 더미. 꼭 같았지요.

그날 밤, 형은 잠자리에 누워 가만히 생각했답니다. “동생은 이제 막 살림을 차렸으니, 쓸 데가 많을 거야.” 형은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형은 자기 볏단을 한 아름 안고, 달빛 아래 살금살금 걸었답니다. 동생의 곳간에 볏단을 가만히 쌓아 두고 돌아왔지요. 마음이 따뜻따뜻 했어요.

그런데 같은 밤, 동생도 잠이 오지 않았답니다. “형님은 식구가 많으시니, 내 것을 조금 보태 드려야지.” 동생도 가만히 일어났어요.

동생은 볏단을 안고, 형의 곳간으로 갔답니다. 살그머니 볏단을 쌓아 두고 돌아왔지요. 밤하늘의 별이 반짝반짝 했어요.

다음 날 아침, 형은 고개를 갸웃했답니다. 분명 볏단을 옮겼는데, 자기 곳간이 그대로였거든요. “이상하다.” 형은 눈을 비볐어요.

동생도 마찬가지였답니다. 자기 곳간의 볏단이 조금도 줄지 않았어요. “어찌 된 일일까?” 동생도 고개를 갸웃했지요.

그날 밤, 형은 또 볏단을 안고 길을 나섰답니다. 동생도 볏단을 안고 길을 나섰어요. 둘은 환한 달빛 아래, 논둑 한가운데에서 딱 마주쳤지요.

형의 품에도 볏단, 동생의 품에도 볏단. 둘은 서로를 보고 우뚝 멈춰 섰답니다. 그제야 모든 것을 알았어요.

형은 동생의 손을 잡았답니다. 동생은 형의 어깨에 가만히 기댔어요. 두 사람의 눈에 따뜻한 것이 차올랐지요.

“형님, 제 생각을 해 주셨군요.” “아니다, 네가 먼저 나를 생각했구나.” 달빛이 두 형제를 포근포근 감싸 주었답니다.

그 뒤로도 형제는 오래오래 사이좋게 지냈답니다. 서로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은, 나누어도 나누어도 줄지 않았어요. 오히려 점점 더 많아졌지요.

마을 사람들은 그 논둑을 ‘의좋은 형제의 길’이라 불렀답니다. 달이 뜨는 밤이면, 지금도 그 길이 가장 환하다고 해요.

아빠 한마디 ✶

형과 동생이 밤새 주고받은 건 볏단만이 아니었어. 서로를 먼저 떠올리는 마음, 그 따뜻한 마음을 가만가만 주고받았던 거란다.

우리 아가도 곁에 누군가를 두고 살아갈 거야. 그때 "내가 조금 덜 가져도, 저 사람이 넉넉했으면" 하고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참 복 받은 사람이지. 아빠는 우리 아가가 그렇게 누군가를 먼저 생각해 주는, 마음 넉넉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그렇게 주고받는 마음은 신기하게도 줄지 않는단다. 나눌수록 오히려 더 많아지는 그 마음이, 아빠가 우리 아가에게 물려주고 싶은 가장 귀한 보물이란다.

잘 자렴, 우리 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