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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옛이야기 · 한국 전래동화 '콩쥐팥쥐'

콩쥐 이야기

한국 전래동화 · 아빠 태담 잠자리 이야기 · 약 4분

사각, 사각. 이른 아침, 마당을 쓰는 빗자루 소리였어요. 빗자루를 든 아이는 콩쥐, 눈이 맑고 손이 부지런했답니다. 콩쥐는 비질을 하면서도 노래를 흥얼흥얼 불렀지요.

콩쥐에게는 새어머니와 팥쥐라는 언니가 있었대요. 두 사람은 마음이 조금 좁아서, 집안일을 자꾸 콩쥐에게만 미루었습니다. 그래도 콩쥐는 웃으며 물을 긷고 나물을 다듬었어요.

“오늘 아랫마을에 큰 잔치가 열린대. 나는 새 옷 입고 갈 거야.” 팥쥐는 거울 앞에서 빙그르르 돌았지요. 새어머니는 팥쥐의 머리만 곱게 빗어 주었답니다.

콩쥐도 잔칫집 이야기가 궁금했어요. 하지만 새어머니는 콩쥐 앞에 물동이를 하나 내려놓았습니다. 잔칫집에 콩쥐의 자리는 없으니 집에 남아 있으라는 뜻이었대요.

“저 마당의 독에 물을 가득 채워 두어라.” 새어머니의 목소리는 나직했지만 어딘가 차가웠지요. 다녀와서 보겠다는 말만 남기고, 두 사람은 대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그 독은 밑이 빠진 독이었지 뭐예요.

콩쥐는 냇가를 오가며 물을 길어 부었답니다. 한 동이, 두 동이, 세 동이. 그런데 물은 붓는 족족 아래로 새어 나갔어요.

해가 기울도록 독은 여전히 비어 있었습니다. 콩쥐는 독 옆에 가만히 앉았어요. 눈물이 한 방울 또르르 굴렀지요. “그래도 한 동이만 더 길어 올까.”

바로 그때 풀숲이 바스락바스락 흔들렸지요. 두꺼비 한 마리가 엉금엉금 기어 나왔답니다. “콩쥐야, 울지 마. 내가 그 독 안에 들어가 있을게.”

두꺼비는 넓적한 등으로 뚫린 밑을 꼭 막아 주었어요. 콩쥐가 다시 물을 부으니, 이번엔 독이 찰랑찰랑 가득 찼습니다. “고마워, 두꺼비야.” “네가 그 자리에 오래 앉아 있었잖니.”

“이번엔 저 밭의 풀을 다 매고 오너라.” 잔치에서 돌아온 새어머니는 또 다른 일을 내밀었답니다. 밭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었지요.

콩쥐가 호미를 들고 밭 가운데 섰답니다. 그때 하늘에서 참새 떼가 포르르 날아왔습니다. 짹짹짹, 참새들이 부리로 풀을 콕콕 뽑아 주는 거예요. 넓은 밭이 금세 말끔해졌지요.

환한 빛이 스르르 내려오더니 선녀가 사뿐 내려섰습니다. 선녀의 손에는 고운 옷 한 벌과 반짝반짝 꽃신 한 켤레. “네 마음이 참 곱더구나. 이 옷을 입고 다녀오렴.”

그날 잔칫집에서 사람들은 콩쥐를 보고 환하게 웃어 주었더랍니다. 콩쥐도 오랜만에 마음껏 웃었어요. “이렇게 웃어 본 게 얼마 만인지.”

달빛에 젖은 개울, 그리고 징검다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꽃신 한 짝이 물에 쏙 빠졌답니다. 개울물은 그 신을 살며시 안고 졸졸 흘러갔지요.

“이 꽃신의 주인을 찾습니다.” 다음 날, 원님이 꽃신 한 짝을 들고 집집마다 돌아다녔거든요. 콩쥐가 가만히 발을 내미니 꽃신은 꼭 맞았지요. “우리 새어머니랑 언니도 같이 가면 좋겠어요.”

“콩쥐야, 우리 마음이 참 좁았구나.” 새어머니와 팥쥐는 얼굴이 발개져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콩쥐는 두 사람의 손을 가만히 잡아 주었어요. 그날부터 마당의 큰 독에는 늘 맑은 물이 찰랑찰랑 가득했답니다.

아빠 한마디 ✶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일은 참 막막했을 거야. 그런데도 콩쥐는 한 동이, 또 한 동이 물을 길어 왔지. 두꺼비가 찾아온 건 바로 그 자리, 콩쥐가 끝까지 앉아 있던 자리였단다.

두꺼비는 콩쥐를 찾아 나선 게 아니었을 거야. 콩쥐가 오래 앉아 있으니 그 자리로 온 거지. 아무도 보지 않는 마당에서 한 동이를 더 길어 오던 그 마음이, 우리 아가 안에도 있었으면 좋겠어. 아빠는 그렇게 앉아 있는 자리에 꼭 누군가 다가온다고 믿어.

그리고 언젠가 우리 아가 곁에 힘겨워하는 사람이 있거든, 두꺼비처럼 가만히 등을 대어 주렴. 새는 곳을 말없이 막아 주는 그 마음이,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는 마음이란다.

잘 자렴, 우리 아가. 🌙